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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센츄리온, 깨어난 9군단의 실화


센츄리온포스터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
BC60년경 폼페이에서 창단된 제9군단은 '시이저' 줄리우스 카이사르의 지휘하에 들어가면서 강군으로서의 맹위를 떨치게 된다. 카이사르와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카이사르의 신뢰를 받아온 이 부대는 루비콘강을 건널때도 선두에 선 부대였다. 카이사르의 죽음으로부터 150년후, AD 110년경 여전히 로마 최강의 군단으로 군림하던 9군단은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고 그 실체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9군단의 실종엔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지만 어느것 하나도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의 대체적인 추측은 아드리아나의 방벽 근처에서 켈트족의 습격으로 인한 몰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원시인이나 다름없던 켈트족이 중장갑과 최신무기, 풍부한 전투경험으로 무장한 막강한 대부대를 몰살시켰다는것 자체도 의문이다. 이 영화는 로마 역사상 최강의 부대로 불리우는 5천여명이 사라진 진실은 무엇일까? 라는 미스테리를 배경으로 출발하는 영화이다.

 줄거리
픽트족에 사로잡혀있던 퀸투스 비아스는 탈출을 감행하게 되고 마침 길을 지나던 비릴루스 장군이 이끄는 로마 9군단에 의해 구출된다. 퀸투스는 새롭게 9군단의 백병장(센츄리온)이 되었지만 픽트족의 기습공격으로 9군단은 괴멸하고, 비릴루스 장군은 픽트족의 포로가 된다. 퀸투스는 살아남은 병사들을 모아 장군을 구출하기 위해 픽트족을 추격하고, 구출과정에서 픽트족의 어린 후계자를 죽이게된다. 도망간 퀸투스 일행에 복수하기 위해 픽트족은 추격대를 구성, 여전사 에테인을 대장으로 역추격에 나서는데...  

센츄리온올가 쿠릴렌코


센츄리온(Centurion)
영화 센츄리온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8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휩쓸었던 영국의 영화사인 빠데 필름(Pathe Films UK, 본부는 프랑스) & 셀라도르 필름(Celador Film)이 공동제작한 영화로 1,500만불(한화 180억)의 예산이 투입된 영국산 영화이다. 출연진은 마이클 파스벤더가 주인공 퀸투스 비아스역을,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걸 올가 쿠릴렌코가 여전사 에테인역을, TV시리즈 '와이어'로 유명한 도미닉 웨스트가 비릴루스 장군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으며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이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호러영화 '디센트'의 닐 마샬이다. 이 영화의 제목인 센츄리온은 백병장, 백인장이란의 의미로 백명의 부대원을 통솔하는 리더라는 의미. 우리 군대로 치면 중대장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저예산의 한계
엄밀한 관점으로 보자면 180억이라는 저예산으로서는 이 정도면 잘 빠진 고대전쟁물이다. 매년 극영화의 평균제작비가 상승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저예산이라고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쟝르와는 다르게 유독 이 쟝르는 관객들이 거는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표를 끊는 관객들 대부분은 머리속으로 '브레이브하트(제작비 800억)'나 '트로이(제작비 2천억)'같은 웅장한 스케일에 감동까지 줄 수 있는 작품을 기대한다. 설령 마음을 좀 비운다 치더라도 '300(제작비 700억)'이나 '아포칼립토(제작비 500억)'정도이다.  

보통의 관객들이 원하는 고대전쟁물이라고 하는 쟝르는 '트로이'처럼 거대한 볼거리가 있던지, '아포칼립토'나 '300'처럼 이전에 본적이 없는 강렬하고 신선한 스타일이 되든지, '브레이브 하트'처럼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어야한다. 스타배우와 물량으로 밀어부칠수가 없는 여건, 스타일로 승부했던 '300'조차도 스튜디오 촬영이 대부분이었지만 제작비가 700억 이상 먹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쟝르의 특성상 저예산으로 할 수 있는것이 별로 없다. 성공한 고대전쟁물치고 저예산은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다. 돈없으면 서러운것이 바로 이 쟝르인데 과연 센츄리온은 어떻게 될까?

센츄리온올가 쿠릴렌코


새롭게 쓰여진 전설..그러나,
9군단의 몰살, 생존부대원들의 추격, 역추격, 추격전 와중에 주인공은 사랑에 빠지고, 아군에게 배신을 당하고...이야기는 실화와 아귀를 맞춰주는 그럴듯한 상상력으로 전체적으로 빈틈이 없고 극적인 요소들도 충분히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끝나고나면 뒷맛이 길지가 않다. 감동은 약하며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도 없으며, 영화적으로 충실히 감정이입이 되는 캐릭터는 짧게 등장했던 비릴루스 장군(도미닉 웨스트 분)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아쉬운 점은 구도에 관한 것이다. 이 영화엔 적군도 아군도 없다. 쫓는자와 쫓기는 자, 전사와 전사의 대결이라는 매력적인 구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선악의 구도보단 신념과 신념이 대등하게 맞부딪힐때 이야기는 풍성해질 수 있고, 진부한 이분법에 싫증이 난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매력들을 충분히 살리질 못한다. 양측의 용감무쌍한 전사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는데도 비장미는 약하고 관객입장에서 정서의 진동도 작다. 감탄은 물론 탄식도 할 수 없는 단순히 쪽수를 줄이는 죽음처럼 느껴진다라는 의미다. 그 이유는 각개의 캐릭터가 세심하게 다뤄지지 못해서인데 양측의 수장인 퀸투스와 에테인을 제외한 캐릭터들이 단순히 주변인물들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픽트족 인물들의 존재감이 약한데 그들을 조금 더 돌보고 부각시켰다면 저예산의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 이 영화의 돌파구를 열수도 있었을것이다.

액션에 있어선 감독의 전작인 '둠스데이' '디센트'등과 마찬가지로 거칠고 실제적인 액션이 보여지는데 R등급답게 손속을 두지않는 단호함으로 핏줄기가 난무한다. 시대를 성실히 반영해 파이크나 프레일, 도끼등의 다양한 무기류가 등장하며 기술적으로 액션의 질도 높지만 야밤의 액션이 많아 폭력의 선명함이 부족한 장면들이 많다는 점은 액션마니아들에겐 아쉽게 다가올것이다.

주인공 퀸투스를 쫓는 '추격자' 에테인은 투톱의 한명으로 영화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캐릭터이다. 로마군에게 부모를 살해당하고 자신은 강간당한뒤 혀가 잘려 벙어리가 되어버린 에테인은 로마군의 목을 서슴없이 베어버릴만큼 잔인무도하며 비릴루스 장군을 꺾을 정도로 실력자이지만 귀여운것이 문제다. 그것도 엄청 귀엽다. 원체 미녀인데다가 헤어스타일과 얼굴분장은 마치 패션쇼의 모델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되어졌다보니 사랑스럽지 않을리가 없다. 주인공을 집요하게 추적해오는것은 무시무시한 여전사라기보단 전직 모델 올가 쿠릴렌코의 느낌으로 그다지 강하게도, 위협적으로도 느껴지질 않는다. 에테인의 남다른 존재감은 역할의 힘보단 미모의 힘이 아닐까?

모두가 죽고 주인공만 살아남아 사랑하는 여자와 이루어진다라는 결말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볼 수가 있어 상업적으로는 타당한 타협을 맺지만 그것이 과연 흥행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전작 '둠스데이'의 처참한 흥행실패를 만회하고 이번엔 닐 마샬 감독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승패의 결과는 8월 28일 개봉예정인 미국시장에서 명확해 질 것이다.

올가 쿠릴렌코퀀텀 오브 솔러스

올가 쿠릴렌코(Olga Kurylenko)
1979년, 구소련 우크라이나 출생. 
본명은 올가 콘스탄티노바 쿠릴렌코.
취미: 옛날 영화 보기,
특기: 피아노, 영어,불어,러시아어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베르단스크에서 태어난 쿠릴렌코는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핏덩이 시절부터 어머니와 할머니 손에 키워졌다. 모친 슬하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쿠릴렌코는 13살때 모스코바에 갔다 모델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스카웃제의를 받게 된다. 16살까지 모델수업을 받은 쿠릴렌코는 파리로 건너가 다시 2년을 트레이닝을 받고 패션잡지모델로 데뷔를 한다. 글래머, 엘르, 마담 피가로, 마리에 끌레르, 보그등 유수의 잡지모델로서 명성을 쌓은 쿠릴렌코는 99년 사진작가인 쎄드릭 반 모르와 결혼하나 3년뒤 이혼한다.

이혼 후 쿠릴렌코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싶어 연기 에이전시를 노크하고 2005년 '약자의 표본'이란 영화에 주연으로 데뷔를 한다. 이후 엘리야 우드와 공연한 '사랑해 파리(2006)', 티모시 올리펀트와 공연한 '히트맨(2007)을 거쳐 2008년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걸을 맡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차기작은 여러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이며 특히 2011년 개봉예정인 테렌스 멀릭의 새 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있는 점이 주목을 끈다.